블래쉬자산운용의 오너인 백지윤 회장이 각자 대표로 취임해 경영 일선에 직접 나선다. 개인투자자로 시작해 슈퍼개미로 유명세를 떨친 백 회장은 신흥 강호로 부상한 블래쉬운용의 경영과 운용 전반을 총괄할 전망이다.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블래쉬운용은 내달 1일 백지윤 대표와 정상윤 대표의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그간 정 대표가 단독 대표를 맡아왔지만 이제 최대주주인 백 대표가 공식적으로 경영 전면에 서기로 했다. 블래쉬운용은 백 대표의 개인 출자로 2017년 11월 설립됐다. 투자자문업에 뛰어들었다가 1년 뒤 전문 사모펀드(헤지펀드) 운용사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말 기준 운용 펀드는 총 6개다. 메인 펀드인 '블래쉬 멀티전략 전문사모투자신탁 1호(이하 블래쉬 멀티전략 1호)'를 필두로 코스닥벤처펀드 등을 통해 사세를 키우고 있다. 운용업계에서 백지윤 대표는 블래쉬운용보다 주식투자로 부를 쌓은 슈퍼개미로 더 유명하다. DB금융투자 출신 '증권맨'에서 개인투자자로 전향한 뒤 수백억원을 거머쥔 자산가로 거듭났다. 하우스의 주요 펀드에 출자하는 수익자는 백 대표 본인뿐 아니라 초고액자산가(VVIP) 등 개인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올 들어 블래쉬운용은 헤지펀드 시장이 주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상반기 헤지펀드(증권사 PBS 계약 펀드 기준) 성과를 집계한 결과 블래쉬 멀티전략 1호가 에쿼티 헤지 전략에서 수익률 1위(연초 이후 27%)를 차지했다. 이 전략은 최상위 하우스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텃밭이지만 'The Time' 시리즈를 모두 제치는 성과를 냈다. 블래쉬 멀티전략 1호는 국내 코스닥 우량주가 타깃이다. 이들 종목을 대상으로 롱 포지션을 설정한 뒤 거의 비슷한 비중으로 선물 지수의 숏 포지션을 취한다. 롱숏의 자산 비중이 1대 1 수준인 만큼 변동성을 크게 낮춘 게 특징이다. 지난해 말 펀드 설정액은 22억원에 불과했으나 6개월만에 볼륨(270억원)이 10배 이상 확대됐다. 에쿼티 헤지 전략의 경우 롱숏을 구사하는 운용 철학상 '깜짝 선두'가 등장했다가 곧바로 자취를 감추는 경우가 드물다. 일회성 대박이 심심치 않게 터지는 롱바이어스드 펀드와는 결이 다르다. 매수에 올인하는 하우스보다는 좀더 보수적 스탠스로 투자에 나선다. 이 때문에 선두로 등극한 블래쉬운용의 성과가 반짝 실적이 아니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블래쉬운용은 과거 자문사 시절부터 적극적 기업 탐방을 토대로 종목을 선정해 왔다. 아직 시장에서 조명 받지 못한 알짜 기업을 직접 발로 뛰며 발굴하고 있다. 슈퍼개미인 백 대표가 평소 가진 지론이기도 하다. 이런 투자 DNA가 하우스 전반에 녹아든 덕에 증권사 등 기관 매수세에 앞서 주도주를 먼저 점찍은 경우가 적지 않다. 그간 블래쉬운용을 홀로 이끌어온 건 정상윤 대표(사진 우)다. 정 대표는 타이거자산운용투자일임에서 투자 시장에 첫 발을 내딘 뒤 파란자산운용과 아이포스투자자문 등을 거친 인사다. 백 대표가 블래쉬운용을 설립한 뒤로 줄곧 경영과 운용을 전담해왔다. WM업계 관계자는 "백 대표와 정 대표는 과거 투자 종목의 기업 탐방을 계기로 인연을 맺은 사이"라며 "오랜 기간 투자 철학을 공유하면서 신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너인 백 대표가 그간 헤지펀드 하우스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겼던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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